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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어플에서 본 독일 사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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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레드군 2010.11.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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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팟 터치 4세대를 사용중입니다. 예전에는 아이폰 3G를 썼죠- 오랫동안 독일에 거주 하면서 쓰던 iTunes 독일 계정을 지금도 계속 이어서 쓰고 있는데 얼마전에는 무료 어플 중에서 놀라운 걸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Wheelmap이라는 어플리케이션 입니다. 독일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나 유모차를 모는 부모들을 위한 무료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어떤 지하철 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지, 어떤 식당이나 카페, 디스코에 그들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는지, 혹은 어떤 박물관이나 도서관에 그들을 위한 배려가 있는지 등을 지도상에 표시해주고 길을 안내해 줍니다. 물론 연락처 등은 당연히 바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게 가능한 것도 이미 사회적인 인프라가 그만큼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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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공공기관에 가 보면 휠체어를 타고 있거나 불편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별도의 아주 완만한 경사진 길을 만들어 놓거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애우에 대한 차별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같으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이미지를 망친다고 생각하지만 독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살던 마인츠에 뭐랄까요- 주민센터쯤 되는 곳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곳에 가 보면 안내 데스크에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우가 있습니다. 다리는 불편해도 실제 일 처리에는 문제가 될 게 없다는거죠- 이동이 잦은 일이 아니니.....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단순히 이런 것 뿐만이 아닙니다.

우체국 앞에는 완만한 경사길이 없습니다. 폭이 좁아서 만들수가 없어보였죠. 그런데 보행기나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서 그 사람들을 데려다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기꺼이 도와주고 갑니다-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당연히들 그렇게 합니다.

버스에도 계단이라는 게 없습니다. 왜 탈때 계단을 올라야 하는지 지금도 의문이긴 합니다. 그 계단 몇개 덕분에 불편한 사람들은 도무지 탈 수가 없죠. 문 폭도 굉장히 좁아서 유모차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타는건 애시당초 불가능합니다

넓은 문에 유모차 전용 자리까지 별도로 마련된 나라에 살다가 여기에 와 보니 우리에게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매우 적었음을 느낍니다

버스 높이 자체도 낮은데 그래도 불편한 사람들이 타기 어려울까봐 정차 후 차체를 길가쪽으로 기울입니다. 별도의 장치가 되어 있어서 한쪽으로 기울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안되는 경우, 예를들어 휠체어를 가지고 타려는 경우, 별도로 보조 판넬을 열어 주고 기사나 다른 승객이 몸이 불편한 사람의 휠체어를 밀어다가 태워줍니다. 그 시간 동안 아무도 불평 불만을 제기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타면 자동적으로 가장 넓은 자리를 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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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 아이팟 터치용으로 나온 작은 어플리케이션 하나를 보면서 독일이라는 나라는 참 사소한 부분에까지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가 잘 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제는 G20도 개최했고, 누가 말하는 "국격"을 올리는 길에 접어 들었다고 하는데, 화려한 조명과 이벤트, 홍보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포장지 말고, 과연 내부적으로도 우리가 "국격"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만큼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분배도 중요합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동안 너무나 많이 성장 일변도로 달려 오면서, 그 사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

돈을 잘 벌든 잘 벌지 못하든, 공부를 잘 하든 잘 하지 못하든, 몸이 편하든 편하지 못하든, 피부색이 같든 같지 않든 모두가 다 우리 사회의 일원입니다.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번씩 더 관심을 갖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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