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소니의 mp3 워크맨의 몰락 :: AMUSEMEN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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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타까운 소니의 mp3 워크맨의 몰락
    IT 분야 2011. 1. 30. 17:47


    음악은 지금까지의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함께 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원시적인 형태의 음악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변화를 거치면서도 사라지지 않고, 도리어 더 크게 발전하고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큰 전축이나 오디오 플레이어가 있는 곳에서만 들을 수 있었지만,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재생기가 나오면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이후 CD 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더 많은 곡을 더 좋은 음질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미니 디스크 (MD), 하드 디스크, 플래쉬 메모리 등의 다양한 저장 형태로 음악을 저장하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별도의 기기가 아니라 휴대전화에서 바로바로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죠.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던 것이 바로 소니입니다. 최초로 워크맨이라는 이름과 함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만들어냈고, 90년대까지만 해도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최근들어 생산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CD 플레이어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뛰어난 디자인, G-Protection 이라는 신개념 튐방지 기술, 소니만의 뛰어난 음질의 구현 능력 등 가히 명품급 CD플레이어라고 할 만큼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후 MD 라는 독자 규격의 사용으로 mp3 플레이어와 한판 승부를 벌였고, 결과는 패배. 그 후 소니에서도 네트워크 워크맨, mp3 워크맨 등의 이름으로 대세에 따라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 냅니다.

    한 때는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 하면 바로 소니를 떠 올릴만큼 시장을 주도하던 소니는 어디로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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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경쟁자 애플의 등장




    최초의 아이팟이 등장하는 2001년. 당시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iBook is portable but iPod is ultra-portable"

    스티브잡스는 "아이북 (애플의 노트북 / 이후 맥북 시리즈로 라인업 변경) 이 포터블 하지만, 아이팟은 더욱 더 포터블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도 다소 우스운지 살짝 웃음을 터뜨립니다.


    애플이 제시한 아이팟의 모습은 카드 한 묶음과 같은 사이즈에 최대 1000곡이 들어갈 수 있는 mp3 플레이어였습니다. 그리고 기계식 휠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곡, 어떤 앨범을 가지고 다닐까 고민할 필요가 없이 전체 라이브러리를 통째로 가지고 다니면서 원하는 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애플이 내세웠던 장점입니다. 그러나 당시 반응은 도대체 누가 1000곡이나 가지고 다니면서 듣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Wikipedia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이팟의 전세계 판매량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이 시점이 바로 지금까지 가장 예쁜 아이팟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팟 미니와 아이팟 포토가 출시된 해입니다. 이후 아이팟 셔플의 등장도 로우엔드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의 돌풍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컬러, 2세대부터는 두배 이상 늘어난 재생시간, 발전된 형태의 클릭휠, 매우 쉬운 사용법 그리고 저렴해진 가격 덕분에 아이팟 미니는 아이팟 보급에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애플은 완전히 경계를 무너뜨리고 시장을 장악해버렸습니다.






    소니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1. 유저인터페이스


    이 제품은 제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소니의 mp3 플레이어입니다. 당시 아이팟 나노 1세대의 매우 짧은 재생시간에 대한 불만으로 제품을 팔고, 새로 영입했던 녀석입니다. 30시간의 오래가는 배터리, 뛰어난 음질, 얇은 두께, 별도의 프로그램 불필요 등의 장점이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mp3 플레이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소니의 mp3 플레이어들은 전체적으로 매우 뛰어난 음악 재생 능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고가의 제품에서는 별도 구매시 10만원이 넘는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인터페이스였습니다.


    바로 이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제품은 제가 선물로 구입한 적이 있네요;;;;) 뭐 아주 못 생긴 디자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예쁘지도 않은, 세련되지 못한 메뉴 구조 입니다. 문제는 이 녀석을 최근까지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손봐서 다소 예뻐지기는 했습니다만 (+__)a


    반면 애플은 그 사이, 기존의 기본 메뉴 구조는 그대로 두면서, 옆 혹은 아래에 앨범아트나 프리뷰 등이 흘러 나오도록 하여 변화를 주었습니다. 여기에 아이팟 나노 3세대부터 커버플로우가 적용되면서 앨범아트를 넘겨 보면서 음악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gizmodo.com





    2. 독자적인 플랫폼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iTunes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많은 양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 이상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프로그램 입니다



    참고: 아이튠즈의 편의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불법으로 음원을 다운로드 받아서 쓰는 사람들에게도 이에대한 발언권이 있는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튠즈는 기존의 가지고 있는 디스크를 파일로 리핑해서 듣거나, 음원을 "구매"해서 듣는 경우, 이미 태그가 입혀져 있거나 손쉽게 리핑하기 전에 자동으로 입힐 수도 있고, 장르별 보기, 아티스트별 보기, 자주 재생하는 목록 보기 등으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를들어 "1월 첫째주 멜론 순위 100위까지" 이런식으로 다운로드 받아놓고, 아이튠즈에서 정리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은 애시당초 음원을 훔쳐서 들으시는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이튠즈처럼 소니에도 전용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소닉 스테이지. 그리고 여기에 ATRAC 라는 전용 파일 형식까지 제공했습니다. 음악을 넣으려면 반드시 소닉스테이지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애플의 행보와 비슷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소닉 스테이지의 자체 안정성이 매우 떨어졌으며, 잦은 오류를 뿜어냈고, 전용 파일 형식으로 변환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니의 이런 "자체규격 밀어붙이기"는 다른 분야에서도 이어지는데, 메모리 카드 대신 "메모리 스틱"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는 다양한 규격의 메모리 카드를 지원하지만, 예전에는 메모리 스틱만을 꼽을 수 있었습니다.

    독자 규격 행보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과 별도의 시간적, 금전적 지출로 결국 점차 외면 받게 됩니다. 이후 소니에서는 소닉 스테이지를 버리고 윈도우 탐색기나 혹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바로 동기화가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었고, 애플의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음악들 중 DRM이 없는 곡들도 재생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파일 형식 지원도 발표합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은 한입 베어먹은 사과 제품으로 돌아선 후 였습니다.






    3. 차별화된 제품의 부족


    위의 세가지 제품군의 차이점은 뭘까요 ㅡㅡ; 물론 고가형에서 중저가형으로 가격대가 다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봤을때 가장 우선적으로 들어오는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S 시리즈와 E 시리즈는 더더욱....

    여기에, 고가의 mp3 시장에서의 대세라고 할 수도 있는 터치 디바이스가 없습니다. 하나가 있었지만 그나마도.....

    물론 저기의 세가지 라인업 외에,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생긴 mp3 플레이어와, 손가락만한 작은 mp3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시장에서의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이름도 어렵다는 점이 한 몫을 합니다. 애플은 "미니" / "포토" / "셔플" / "나노" / "터치" 이렇게 각각의 제품의 특성을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한 단어로 제품의 이름을 정하는 반면, 소니는 A, S, E, W 등의 알파벳을 사용하고 숫자를 더 해서 모델명을 만듭니다. 정말 소니제품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어떤 라인이 어떤 가격대의 제품이며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는지 바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출처: dailycrowdsource.com
    다양한 3rd party의 악세사리 역시 애플의 제품을 빛내는 외부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별도의 악세사리를 통해 시계처럼 차고 다닐 수도 있는 아이팟 나노-





    애플의 승승 장구, 하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 소니도 한 때는 시장의 절대 강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영향력이 매우 작아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입니다. 애플이 지금은 포터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끊임없이 혁신적인 제품들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이것이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애플에서도 직접 밝힌바와 같이, 아이팟 셔플이나 나노가 아니라 이제는 아이팟 터치가 아이팟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 되었고, 이로 인해 다른 두 모델에 대해서도 뭔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거나 다른 포지션을 만들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아이폰 판매량의 증대가 아이팟 판매량 감소에도 부분적으로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소니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 하다는 점입니다.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 판매 증대로 인한 mp3 워크맨 매출 감소라고 한다면 그나마도 덜 억울하겠지만, 현실은 둘 다 계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의심 받는 상황입니다.





    마치며

    한때는 소니의 워크맨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자랑이었고, 트렌드 리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가끔은, 소니가 이제는 일본 자국내 시장 이외에는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혹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여력이 없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간만에 소니의 mp3 플레이어들을 보다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조금 끄적거려 봤습니다- 우리는 과연 "왕의 귀환"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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