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마이너리티가 되자- :: AMUSEMEN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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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당한 마이너리티가 되자-
    주저리 주저리 2011. 1. 22. 15:07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의 참 작은 나라입니다. 세계지도를 놓고 보면 얼마나 작은지 다시 한번 실감을 하게 됩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많이 알지만, 유럽에 가서 물어보면 그나마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면 남한인지 북한인지를 물어봅니다.


    물론 이 작은 나라에서 이만한 경제력과 국제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한 일입니다. 이제 한국과 일본을 넘어서 동남아 일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나라 가요나 드라마,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국내 전자제품 등등-

    그러나 이런 입지에 걸맞지 않게 내부적으로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성숙하지 못 했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나 마이너리티에 대한 인식과 반응은 여전히 굉장히 부정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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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몰라요, 당신이 바꾸세요-

    인터넷 뱅킹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신한은행이나 기업은행 등은 운영체제나 브라우저에 구애를 덜 받거나 혹은 아예 받지 않고 인터넷 뱅킹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외의 다른 은행이나, 물건 결제 등을 하려고 보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도 수없이 많은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그래놓고도 항상 보안 문제가 터지는 어이없는 상황), 충돌이 나네 어쩌네 하는 상황이다보니 웹 환경은 정말 말 그대로 지저분의 온상입니다. 그나마도 타사 브라우저에서는 로그인도 안되는 사이트들이 많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어서 문의를 해 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무엇인가요?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쓰시면 됩니다"

    독일에서 수년간 인터넷 뱅킹을 통한 송금, 조회, 물건 결제 등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하는 일들을 수 없이 해 왔습니다. 아무런 플러그인을 설치할 필요도 없었고, 별도로 특정 플랫폼에서만 구동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번도 해킹을 당하거나 개인정보가 누출된 적이 없었습니다. 매킨토시나 리눅스나 윈도우 할 것 없이 모두가 동등한 "운영체제" 였을 뿐,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 혹은 맞다 틀리다의 구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가 괜히 이상한 플랫폼을 쓰니까 그런것이지, 윈도우 PC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쓰면 아무런 문제 없어- 괜히 분란 일으키지 말고 다들 하는대로 해" 이것이 지금까지의 우리사회의 목소리였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하는 사회

    우리나라에서는 남들과 다른 것을 두고 보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르면 희한한 사람이라고 취급하거나 왕따를 하는 분위기,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고등학생들이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어야 하고, 뿔테 안경이 유행인 상황에 금속테를 쓰면 유행에 뒤쳐지는 사람이 되는거고, 모두가 스키니진에 열광할 때 폭이 넓은 바지를 입으면 쪽팔린다 하는.....

    틀린 것이 아니라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개성을 외치지만 사실은 몰개성의 절정

    다들 트위터나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신들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당당한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입으로는 개성을 외치면서 사실은 몰개성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특정 연예인이 어떤 패션 아이템을 들고 나오면, 해당 브랜드의 매장은 그 다음날 주문 폭주로 싱글벙글 하죠- 빅뱅 패션이 유행이다 하면 패션에 조금 관심있다 하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다들 스키니에 하이탑 슈즈. 누가 뿔테 안경 한번 쓰고 나오면 안경을 평소에 안 쓰던 사람들까지도 죄다 뿔테 안경-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가 한번 뜨니까 길거리에만 나갔다 하면 매장마다 전부 아브라카다브라-

    주체성도 개성도 없는, 그저 남들이 만들어 놓은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는 굉장히 트렌디하고 개성넘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몇년만에 처음 들어왔을때 가장 먼저 느낀게 뭔지 아시나요? 강남역 6번 출구로 나와서 길거리를 딱 보는 순간-

    그 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모두가 다 똑같이 생긴 사람들만 다닌다는 게 무슨 뜻인지....

    다들 뿔테 안경, 스키니진, 탑 슈즈, 숄더백, 헤드폰, 비니

    다음번 유행 아이템이 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좀 달라졌으면 합니다. 보기에도 식상하고 참 멋없어 보입니다. 자신들만의 색깔이 도무지 없으니까요-




    당당한 마이너리티가 되자

    남들과 같아지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자신감의 결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 스스로가 당당하고 만족스러우면 되는 것인데, 이렇지 못 하니까 끊임없이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되고, 또 따라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들이 나를 평가 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할 때 몇 점이나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나 평가 없이 남 앞에 서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어떤 집단에서도 정말로 힘이 있고 능력이 되는 사람은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앉아 있거나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그냥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순간에 한 두 마디 정도 그것도 조용히 던질 뿐입니다. 그러나 그 한 두마디가 가지는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유행 쫓아 가면서 오만가지 치장하고 나 알아 달라고 표현하고 다니는 것보다, 내실을 갖추고 스스로의 할 일에 빠짐없이 임하는 사람이 더 멋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티내고 다니지 않아도 다 알아 보기 마련입니다. 가장 멋있는 것은 내가 멋있다고 떠들고, 알아달라고 열심히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있어도 남들 모두가 인정하고 멋있다고 받들어주는 사람이 가장 멋있는 것입니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마이너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수치 상으로는 마이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들이 결국은 메이저가 되는 사회가 우리사회의 미래가 되었으면 합니다. 음반을 사러 갔을때 거지반 다 같은 컨셉의 걸그룹들이 진열된 그런 상황 말고, 하나하나 들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기대합니다. 길에 나가서도 각자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개성넘치는 모습,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휴게소에서 모두 다 호두과자를 사 먹는 지루함 말고, 지역마다 강점을 활용하여 특산물을 상품화 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다립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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