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글날 576주년 기념 중국어 말하기 대회 한다 :: AMUSEMEN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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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한글날 576주년 기념 중국어 말하기 대회 한다
    주저리 주저리 2022. 10. 6. 09:14

    이해 할 수 없는, 그냥 이해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또 벌어지려는 모양입니다.

     

    2022년 10월 10일은 제576주년 한글날입니다. 우리 민족의 고유 언어인 한글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에 대한 자부심과 한글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때에, 서울시는 무려 '한중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합니다. 아니, 한글날에 왜 중국어 말하기 대회를 하나요?

     

    서울시 홈페이지 공식 보도자료의 내용입니다. "한중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라고 떡하니 박혀 있죠. 한글날 576주년 기념행사에 왜 다른 나라 말이 들어가야하죠?

     

    우리 말 속에 깊게 파고들어 있는 수많은 외래어나 잘못된 표현들을 알아보고 바로잡는 시간을 가져도 모자랄 판에, 중국어 말하기 대회는 대체 왜 하는 걸까요? 이거야말로 "중국몽"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건 아닌가요?

     

    국군의 날 행사에서는 "멸공의 횃불"을 '승리의 횃불'이라고 개사해서 부르면서, 다른 나라를 자극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하던데, 열심히 어느 나라 눈치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 누구하나 중국몽이라고 비판하는 꼴을 못 봤습니다. 그 사이 갑자기 온 나라의 논조가 달라진 건가요?

     

     

    한글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입니다

    우리말은 고립어입니다. 독자적으로 탄생한 언어라는 말입니다. 모든 알파벳 기반 언어가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했고, 중국어와 일본어 등은 중국의 한자에서 유래했으나, 한글은 다릅니다. 세종대왕이 발음 기관의 모양을 기반으로 만든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글자죠. 

     

    또한, 훈민정음 서문 (머릿말)에도 당당하게 밝혔듯이, 말과 글자가 달랐던 당시 상황에서 새로 우리만의 글자를 만들어 낸 것으로, 이런 날 굳이 중국어 말하기 대회를 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우리 모두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훈민정음 서문을 다시 한번 보면서 가죠.

     

    世솅宗조ᇰ御ᅌᅥᆼ製졩訓훈民민正져ᇰ音ᅙᅳᆷ
    나랏말ᄊᆞ미
    中듀ᇰ國귁에달아
    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
    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셔ᇰ이니르고져호ᇙ배이셔도
    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
    내이ᄅᆞᆯ為윙ᄒᆞ야어엿비너겨
    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ᇰᄀᆞ노니
    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

     

    세종어제 훈민정음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노라.
    내가 이를 위해 가엽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쓰는 것이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마치며

    서울시는 당장 행사를 취소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글날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런 날 되도 않는 한중 말하기 대회 이런 걸 진행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 글자를 더 지키고 보존해 가도 모자랄 판에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사를, 그것도 "한글날"을 기념하며 하겠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거야말로 중국몽이라고 비판해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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