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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4 플레이 후기 - "아? 디아블로였어?"엔터테인먼트/게임 2023. 3. 26. 15:03
2023년 3월 27일까지 디아블로4 베타를 누구나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와!)
그래서 저도 설치하고 직접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참고로, 그 어떤 공략이나 사전 설명, 영상 등도 딱히 안 보고 그냥 되는대로 해봤습니다. 맨날 유저들이 어떤 템트리, 어떤 스킬 트리가 최적이다 라고 하면서 그대로만 가는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렇게 전부 다 똑같은 방식으로 할거면 왜 합니까;;;;;)
설치
설치 용량은 대략 40기가 입니다. 4K 고화질 설정을 포함하면 80기가에 달하는데, 저는 어차피 4K로 돌릴 수 있는 사양이 아니라서요 'ㅅ'
와이파이, 30~40MB/s 속도로 다운로드 하여 설치가 진행되는데, 그리 오래 걸린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블리자드 게임답게, 블리자드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다운로드와 설치가 진행됩니다.
테스트 사양
AMD 라이젠1세대 1400
AMD 라데온 RX460
16기가 램
윈도우 11
이런 환경에서 돌려봤습니다. 어차피 무료 베타 테스트라서 '구동은 되나?' 라는 생각으로 시도해 본 겁니다. 근데 의외로 곧잘 돌아가더라구요. 당연히 그래픽 설정은 전부 '낮음'이고 해상도는 1920x1080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세 그래픽 설정을 보기 전까지는 이게 '낮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오프닝 소감
오프닝 동영상이 나오는데 '역시 블리자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디아블로3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긴장감'이 없다는 부분 역시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둡고 음침하고 불안감이 드는 느낌이 잘 구현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압도적 절대 다수의 유저들은 "릴리트는 뉘신지.....?" 라는 의문을 가질 것 같았다는 겁니다. 아니, 게임은 '디아블로'인데 "디아블로는 언제 나옴?" 이런 거죠.
게임 내에서 차차 설명해 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진행을 하면 됩니다 😅
캐릭터 선택
저는 남자 소서러 (마법사)를 선택했습니다. 근데 기존 디아블로와 달리 외모도 설정할 수 있고, 마치 발더스 게이트나 여타 다른 RPG 게임 같은 느낌이 드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세 설정 따위 하지 않고 빠르게 넘겼죠 ㅎㅎ;
극초반 소감
기존 디아블로와 다르게 연출도 훨씬 세련되게 변했고, 밑도 끝도 없이 악마를 처단하러 가야 한다는 식의 설정도 아니라는 점은 매우 좋았습니다.....만 그러다보니 오히려 "이게 디아블로라고?"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디아블로가 아니라 다른 제목으로 나왔어도 전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은, 아니 오히려 디아블로라고 하니까 전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이질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 이른바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상당히 해설이 많고, 인게임 영상도 길고, 전반적인 호흡 자체가 꽤 길었습니다. 이게 스토리를 풍부하게 가져가는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만,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지기 쉽고, 무엇보다 디아블로 느낌이 아니라는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래픽
그래픽은 '낮음'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괜찮아 보였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해상도만 FHD이고 그래픽 설정은 전부 다 낮음으로 해놓고 돌려봤는데 꽤 볼만했거든요. 물론 고사양에서는 더 멋진 그래픽이 나오겠지만요.
근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한 화면에 보이는 맵의 양이 너무너무 좁다는 겁니다. 지금 이 바로 위의 스크린샷이 시점 확대 없는 기본값, 즉, 가장 멀리 놓고 보는 화면입니다. 시야가 상당히 좁아서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로 좁습니다.
특히 디아블로3에서는 다소 탁 트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너무 답답한 감이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좁습니다.....이건 꼭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당히 넓은 맵
디아블로4는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길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맵이 굉장히 넓어졌거든요. 메인과 보조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도 길어졌고, 동선이 긴 만큼 당연히 플레이 시간도 늘어나니까요. 물론 후에 말을 타고 다닐 수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디아블로3 대비 많이 커졌다는 걸 느낍니다.
디아블로3의 경우 길을 헤매거나 방대한 지역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 자체가 없는데, 이 부분은 마치 디아블로2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맵이 많이 넓어졌다는 걸 느낍니다.
이건 그만큼 둘러볼 곳, 해결해야 할 일 그리고 탐험할 던전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동시에 오가는 일 자체가 지루하고 반복적이기 때문에 피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단순 노가다의 반복적인 전투
아무래도 일정 레벨 이상 올라가기 전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한계가 있다는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8렙까지는 찍었던 스킬을 다 취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찍어볼 수 있다는 것도 분명 장점입니다. 기술의 특성을 더 파악하고 더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단조로움에 드넓은 맵과 길고 루즈한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지니 극초반을 조금만 지나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분명 누군가를 그럴 겁니다. 이 게임은 만렙 찍고 그때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 만렙에 가기 전에 절대 다수의 유저들은 손을 놓을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추가로.....도살자는 어마무시하게 강력하고 난데없이 등장합니다. 디아블로3의 도살자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이고, 사실상 도살자는 만나면 무조건 도망가는게 상책이다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강력합니다. 설정상 도살자가 이래야 하는게 맞기는 한데, 너무 비현실적으로 강하니까 더 이상 안하게 되네요;;;
잘 만들기는 했는데.....
게임 자체가 형편없다는게 아닙니다. 분명 잘 만들었습니다. 옵션이 낮아도 훌륭한 그래픽, 멋진 사운드와 멋진 연출 그리고 특유의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가 돌아왔다는 점 등등.....그런데 이게 '디아블로'가 맞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큰 물음표를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스토리 상으로 봐도, 대악마를 처단하고 그 세계석을 지 머리에 박아서 도로 악마가 되살아나고 (디아블로 1), 어떤 멍청이 하나 때문에 다 잡은 줄 알았던 악마가 또다시 활개치고 (디아블로 2), 이번에야말로 '해치웠나?' 싶었더니 난데없는 지혜의 천사가 나타나서 빌런이 되는 바람에 이녀석까지 해치웠는데 (디아블로 3) 또다시 '대악마가 돌아왔다'라는 진부한 스토리로 뭔가 하기는 어려웠겠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게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체성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안 되니까 대악마의 부모자식까지 끌어들이는 바람에 기존 작품들과의 스토리 상의 개연성도 매우 떨어지고, 그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도 매우 루즈하고 긴 호흡으로 가다보니 한층 더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게임 '디아블로'의 후속작이 아닌 전혀 다른 게임처럼 느껴지게 만들었고요.
현재 무료로 누구나 플레이 해 볼 수 있는 기간인데, 벌써부터 딱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이렇다 할 강한 매력, 이끌림이 안 느껴집니다. 여기에 판매 가격이 10만원 가까이 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더 이상 시리즈로 우려낼 것도 없고, 게임 시장 동향과 유행이 크게 달라진만큼, 디아블로도 대대적인 변신과 기존 시리즈의 정체성 고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크게 했던 모양인데, 현재로서는 새로운 맛도, 기존 시리즈의 느낌도 전부 어중간하게 섞인 그런 결과물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디아블로라는 타이틀을 떼고,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꽤 할만하다는 느낌이 드는, 디아블로지만 디아블로 같지 않은 그런 게임입니다.
한 줄 요약
"아? 디아블로였어?"
그 외...
초반 서브 퀘스트로 병사들의 사기를 드높이라고, "격려"해주라고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감정표현에 격려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해는 안 되지만 "환호"를 누르면 퀘스트가 해결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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