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 환경, 제발 좀 개선되었으면- :: AMUSEMEN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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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 제발 좀 개선되었으면-
    IT 분야 2011. 11. 18. 11:30
    우리나라는 (자칭) IT 강국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아주 빠른 제품 교환 주기를 보여주고 있고,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나와서 경쟁을 펼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IT 강국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컴퓨터와 인터넷 환경은 처참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는 "IT 강국"이 아니라 "인터넷 속도 강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인터넷 속도는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빠르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여전히 수준 미달인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특히나 접근성 문제는 정말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심각합니다.

    접근성이라고 하면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접근을 해도 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 뱅킹, 보안과 편의성 모두를 잃다

    요즘 어떤 방법으로든 인터넷 뱅킹을 한번쯤은 사용하게 됩니다. 물건을 결제할 때도 필요하고 송금이나 잔액 확인 등등 여러방면에서 은행을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을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플러그인들을 설치해야 합니다.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인터넷 보안 프로그램 

    카드사 혹은 은행사 보안 프로그램

    암호화 모듈 등등.....

    기본적으로 4~5개는 설치해야 하고 그나마도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안전한가 라는 질문에 물음표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편의성을 잃었다면 보안이라도 철저해야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는 방식의 서비스라는 점이죠.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의 조합이 아닌 경우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나마도 요즘은 타사 브라우저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별도의 플러그인을 배포하는 은행들이 늘어 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기타 악성코드 보다 더 지독한 악성코드라고 평가 받고 있는 모 프로그램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ac OS 를 사용하는 사람도, 리눅스를 사용하는 사람도 동일하게 접근이 가능하고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야 접근성을 확보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한 인식 조차 없는 사람들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법원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 라는 판결을 내린것이죠.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당연하다는 식의 판결이며, 꼬우면 네가 윈도우 +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써라 하는 식의 판결입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상 그 누구도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지만 이 상황에서 단지 주류가 사용하는 운영체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다수가 사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 받으면서도 그것을 당연시 여기는 현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은행 중 하나인 Deutsche Bank (도이체 방크) 의 온라인 뱅킹 사이트를 보겠습니다.


    어떤 브라우저로 접속 해도 설치하라고 나오는 것도 없고, 지원되지 않는 브라우저라는 말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보안은 어떻게 유지할까요-

    일단 페이지의 암호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나서 총 4가지 종류의 숫자를 입력해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라도 틀리면 진행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거래 하고 있는 도이체 방크의 지점 번호, 계좌 번호, 비밀번호 등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잔액 조회 등의 단순업무는 가능하지만 송금 등의 업무를 하려는 경우 여기에 추가로 계좌 개설 시 우편으로 발급 받은 일회용 번호 모음 가운데 화면에서 요구하는 것을 하나 입력해야 합니다. 해당 번호는 한번 사용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고 6자리 이상의 숫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키보드 보안을 위해서 우리나라는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요구하는 반면, 도이체 방크는 마우스 클릭으로도 숫자를 입력할 수 있는 화면을 제공하여, 키보드 사용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송금의 경우에도 상대방의 계좌 번호, 은행 코드, 상대방 이름을 모두 알아야 하고 은행 코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어떤 은행의 어느 지점인지까지 나오기 때문에 한번 더 확인이 가능합니다.

    최종 송금 완료까지 필요한 플러그인 설치는 단 한개도 없습니다. 팝업도 단 한개도 없습니다.

    제가 5년 이상 도이체 방크 계좌를 사용하면서 수없이 많이 인터넷 뱅킹을 썼지만, 단 한차례도 보안에 위협을 느꼈다든가 혹은 신뢰할 수 없다든가 하는 어떤식으로도 직, 간접적인 불안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실제로도 어떤 피해도 입은 적이 없었습니다.

    국내 은행들과는 달리 접근성 차원에서도 모두에게 열려 있고, 보안 역시 준수합니다. 실제로 은행의 보안은 브라우저에서의 보안 모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행 차원에서 얼마나 많이 보안에 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개선을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농협 사태, 옥션 사태, 네이트 사태처럼 사용자 차원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 차원에서 보안을 소홀히 하여 작살 난 사태를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정보만 확인하고 싶어도 설치해야 하는 플러그인

    신한카드사 홈페이지 입니다. 카드를 새로 하나 신청하고자 어떤 카드들이 있고, 어떤 혜택들이 제공 되는지, 연회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아보려고 들어갔습니다.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가장 먼저 맞이하게 되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그나마 파이어폭스도 지원한다고 해서 다행이다

    다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하여 접근하였습니다. 아무런 키도 누르지 않았고, 어떤 버튼도 클릭하지 않았습니다만, 첫페이지에서 몇 초 후 바로 이렇게 보안 프로그램부터 설치하라고 나옵니다.


    기존 카드 사용 내역을 보는 것도 아니고, 신한 카드에서 제공하는 카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기 위함인데도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합니다. 여기에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도대체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신한 카드는 신청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타사 홈페이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불필요하고 지저분한 플러그인들 때문에 컴퓨터는 점점 지저분해집니다-

    롯데카드는 더 가관입니다. 메일로 포인트 사용 내역, 적립 내역을 보여줍니다만 이것을 보기 위해서도 별도의 플러그인을 설치 해야 합니다. 보안 모듈도 함께 따라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드 명세서도 아니고 단순 포인트 적립 정도와 포인트 사용 내역입니다. 그래서 아예 포인트가 얼마나 남았고 얼마나 썼는지 확인을 안합니다. 아쉬울 것도 없고, 이 카드 안 쓰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쓸떼없이 컴퓨터 지저분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또, 다들 잘 아시잖아요- 인터넷으로 물건 사고 결제 한번 하려고 하면 도대체 몇 개인지도 모를만큼 많은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브라우저를 다시 시작해야 해서 가 본 사이트 위치 다 날려먹고, 그러고도 여전히 해킹 당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타사 브라우저로는 애시당초 결제 자체도 불가능한 더 암울한 상황- (요즘 그래도 몇몇 업체들은 타사 브라우저에서도 사용 가능한 옵션을 제공하더군요. 저는 아예 플러그인이고 뭐고 다 필요없는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합니다)







    오로지 한가지 파일 형식으로만 제공하는 사이트

    이건 특히나 우리나라 관공서들의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서류 양식을 .hwp 로 제공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파일 형식 중 하나 입니다. 다른 것들로는 .egg .alz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표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특정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 오픈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대다수의 유저들이 한글과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docx 라든가,  혹은 .pdf 처럼 어떤 운영체제 환경에서도 열어볼 수 있는 파일 형식으로 제공하거나, 두 가지 파일 옵션을 제공하여 직접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압축은 .zip 으로 하면 누구나 어떤 운영체제 환경에서도 열 수 있습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 하지 않아도 윈도우와 Mac 등에서 바로 열 수 있습니다.

    올바른 문서 양식 제공의 예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 두 가지 파일 형식을 제공함으로써 한글과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가 없거나 혹은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없어도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팬택의 홈페이지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문서를 다운로드 하여 출력하고, 내용을 채워서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런데 제공되는 파일 형식이 .pages 입니다. 이거 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누군가가 압축 파일로 여러분에게 공유하고자 하는 문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파일 형식이 .7z 입니다. 이거 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거라고 보십니까?

    기존의 생각과 똑같은 방식으로 답변을 하자면, 꼬우면 매킨토시 사서 iWork 설치 하고 Pages에서 열어서 출력하고 채워서 보내 / 꼬우면 7zip 설치한 다음 열어서 출력하고 채워서 보내 이렇게 됩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환경에서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준 파일 형식이 있습니다. 이걸 억지로 외면해 가면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이상의 파일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했으면 합니다. 한글과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에서도 클릭 몇 번이면 바로 PDF 파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그대로 파일이 생성되기 때문에 레이아웃이 깨지거나 폰트가 어쩌고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면 누가 어디서 출력하더라도 동일한 결과물이 만들어집니다. 큰 장점이죠.







    지금부터라도 계속 바꿔 나가야-

    귀찮게 뭘 또 바꿔- / 그냥 쓰던대로 써- / 왜 너만 튀려고 해 남들 다 그냥 하는데-

    이런 자세라면 달라지지 않습니다. Active X 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버린 플러그인입니다. 유독 국내 사이트에 도배가 되어 있는 양식입니다. 한 가지 비 표준 파일로만 제공하면서 "싫으면 말든가" 식의 자세도 좀 지양했으면 합니다.

    유독 국내에서는 브라우저의 제한, 운영체제의 제한이 많습니다. 접근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보안이 훌륭한 것도 아닙니다. 이제라도 달라져야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달라지고 있는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국내 관공서들과 몇몇 은행, 카드사들은 지금이라도 제발 좀 달라졌으면 합니다.  

    지금은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독자 플랫폼, 우리만의 어떤 것을 강조하면서 고립을 자초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WIPI 로 외산 휴대폰의 국내 시장 진입을 가로 막았고, 문자 메시지 길이도 국제 표준 규격이 아니었으며, 수없이 많은 장벽으로 그 동안 국내 업체들의 성장을 도왔는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위축 되었고, 제품을 비싼 가격에 더 못한 서비스를 받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이폰의 도입 이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담벼락이 무너졌습니다. 아이폰의 도입이 없었다면 지금도 아마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적었을 것입니다. 아이폰 자체가 뛰어난가 그렇지 못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본격적인 외산 제품의 유입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의 평가 입니다.

    웹 환경도 이처럼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근본적으로 바닥부터 다 뜯어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돈이 많이 들고, 당장에 불편을 초래한다고 하여 내버려두고 있으면 결국 나중에 가서 더 큰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합니다.

    모든 것을 외국 기준에 맞춰서 남이 하는대로 따라가자 라는 취지가 아닙니다. 다만 공정한 경쟁, 누구에게나 개방 된 웹 환경 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떤 운영체제, 어떤 브라우저에서도 원하는 정보를 얻고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칭한 것이든, 남들이 그렇게 불러준 것이든 간에 IT 강국이라는 말에 조금이라도 부응 하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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