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를 보면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카더라 통신을 그대로 전달하기도 하고, 네티즌들이 쓴 글을 아무런 동의 없이 대충 퍼나르는 경우도 있고, 아주 기초적인 한글 맞춤법 틀리는 것은 예사.
저는 얼마전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신문사에서 하는 모 시사 잡지의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적 있습니다- 인터뷰 목적은 애플의 Ping 서비스에 대한 안내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포스팅한 Ping 관련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써 놓은 글을 보고는 인터뷰를 요청한 것이죠- 사실 쓴 내용도 별게 없었는데 인터뷰 요청을 해서 살짝 의외이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응하기로는 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문제가 시작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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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장 튀어 나와라?
제 방명록에 휴대전화 번호도 남겨 놨더군요- 연락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당일날은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연락이 없었고, 다음날 아침 9시 30분쯤해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일정이 있었죠- 일단 1~2시 사이가 비니까 그때 다시 연락 하라고 했죠- 그런데 중간에 문자가 오더군요- 오늘 당장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이건 뭐 정서상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락 하고 당장 그날 바로 보자 하는거 자체가 조금 웃겼습니다. 인터뷰라는 게 그냥 사람이 몸만 나가면 할 수 있는 그런걸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제가 쓴 글이라지만, 저도 해당 내용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고 읽어보고 가야 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오후 6시경에 종각 부근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또 연락이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가지고 있냐고- Ping 서비스 시연을 보고 싶다고-
당연히 안가지고 갔었고, 인터뷰를 할 거라고는 생각 조차 못했던 날이기 때문에 준비가 안되어 있다- 오후 8시쯤에 강남일대라면 가능할 수 있다 라고 했죠-
교대에서 봤으면 한다- 하더군요. 인터뷰 거절하려고 했습니다. 교통편도 불편하고, 제가 일일이 찾아가서 인터뷰 해줘야 할 뭐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뭐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강남역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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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전에 전혀 조사는 안해보고 온 듯한 인상
간단한 인사도 제대로 없이, 본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소개도 없이 얼떨결에 그냥 시작하더군요- 물론 방명록에 ㅁㅁㅁㅁ, ㅁㅁㅁ기자 라고는 밝혔지만 최소한 오프라인 만남에서는 통성명도 하고 명함도 주고 받는게 기본이죠-
아무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Ping 서비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나온건지 진정으로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은 어떻게 무슨 생각으로 읽었나 싶었습니다.
아이폰 쓰냐고 물어보길래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Ping 이걸 올리신거에요?"
순간 멍.....
스크린샷도 몇개씩이나 올렸는데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었고, 사전 조사도 전혀 없었다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죠. iTunes에서 바로 시연한겁니다 라고 했더니 다시 보여줄 수 있냐고.....
이 외에도 설명을 하는 내내 도대체 뭘 알고 온건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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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사에_기자_개인의_감정을_실을_기세.txt
Ping 서비스에 대한 제 의견, 제가 보는 미래, 제가 판단하는 시장 파급 효과 등을 열심히 늘어 놓고 있었습니다.
Ping 서비스에서는 상대방이나 내가 좋아하는 앨범/곡으로 선정한 것을 클릭하면 저렇게 어느 앨범에 속해있고, 어느 곡이었는지 보여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Your Name 이라는 곡을 좋아한다고 선정하면 위의 스크린샷처럼 뜨는것이죠-
그러면 여기서 바로 30초 미리 듣기를 할 수 있고, 특정 곡 하나만 구매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 앨범을 구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좀 나쁜 것 같아요- 이러면 자기네들한테서만 음악을 사라고 하는거 아닌가요? 이러면 안되죠-"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요 참
애플에서 음원을 강매하는 것도 아니고, 뭐 자동 결제로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기본적으로 애플이 가진 음원유통 파워를 이용하여 서비스 하는 것인데 여기에 이런 코멘트는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그리고는 이런식으로 해서 시장을 독점하려고 하는 거라고.....
나한테 인터뷰를 하러 온 건지, 기사에 자기 얘기 쓰려고 하는건지......
그리고 이후에도, 기자 본인의 생각하고 차이가 있으면, 제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만 계속 하면서 같은 이야기를 열심히 반복하더군요-
그럴거면 나한테 왜 인터뷰를 하자고 하셨나요-
이래놓고 나중에 기사 이상하게 나가면 저는 기사 내리라고 ㅁㅁㅁㅁ사에 공식 요청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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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왜 반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나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손아랫사람한테 틱틱 반말 던집니다. 굉장히 기분 나쁘죠-
그런데 기자와 저와의 만남은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1:1 대등한 관계로 만난거고, 인터뷰를 요청한 건
기자측이었기 때문에 도리어 더 조심해야 하는 쪽은 기자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의견을
구하고자 하는 경우라든가, 처음 보는 사이라든가 하면 최대한 조심하고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려고
애 씁니다. 근데 인터뷰 하면서 중간 중간에 반말을 틱틱 내뱉네요?
"응 응, 그치그치-"
"그럼 이건 이렇게 된다는 얘기네?"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내 얘기는-"
내가 니 친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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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한잔 대접하는 법이 없더라-
기자는 열심히 들으면 된다 치지만 저는 수없이 떠들어야 했습니다. 물한잔 대접하는 법이 없더군요- 비싼 음료수 사와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물도 제가 그냥 사 마시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최소한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법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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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중에 알고보니 인턴 기자더라
처음에 방명록에 글을 남길때만 해도 "인턴"이란 말은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인터뷰 다 끝나고서야 명함을 주더군요-
인턴기자-
참내....................
이런 분들이 나중에 정식 기자가 된다는거죠? 알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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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타
화장한 손으로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꾹꾹- 눌러가면서 이야기하는데 참 짜증나더군요- 여자분들이 기계에 더 둔감하시다는 것도 알지만, 반대로 상대방 물건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마구 다룬다는 인상을 받게 하더군요-
집에와서 디스플레이 닦는 걸로 닦아 내느라고 번거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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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지간하면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인상이 매우 안좋았습니다. 특히 ㅁㅁㅁㅁ사 관련해서는 더더욱.....
글을 쓰기 이전에 기본부터 좀 갖췄으면 합니다. 이제 며칠후면 기사가 나옵니다만 어떤 수준으로 썼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제가 인터뷰 한 것과 내용이 다르거나 기자 개인의 감정을 담아서 왜곡한 경우라면 기사 내리라고 요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