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 산업을 이끌어가는 양대 산맥이라고 하면, 당연히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입니다. 엘지전자는 CYON 브랜드를 내 걸고 휴대폰 사업을 하다가 이제는 옵티머스 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계열 라인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업체 모두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급형 국민 스마트폰을 목표로 했던 옵티머스원의 성공으로 엘지 전자는 다시 살아나나 싶었지만 2010년 4분기에도 2천억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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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팝과 쿠키의 성공 이후 (마치 모토로라가 레이저폰으로 끝도없이 우려먹다가 골로 간 것처럼) 끊임없이 빅뱅폰, 김태희폰 하는 식으로 피쳐폰만을 찍어 내면서 스마트폰으로의 시장 흐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 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이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으로 대대적인 반격을 하겠다고 나선 엘지는 옵티머스 2X 예약판매에 돌입했습니다.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이라고 하면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그 미래가 심히 걱정됩니다-
엘지전자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옵티머스원. 저가형 모델이지만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나쁘지 않습니다. 기본 메뉴 조작 등은 어지간한 안드로이드 제품 보다 나아보입니다-
참고- 모바일 디바이스에서의 풀 브라우징은 안드로이드 2.2 이상부터는 급격하게 페이지 확대 / 축소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어도비의 플래쉬를 지원하기 때문인데, 플래쉬 자체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기 때문이죠. 아이폰에서는 이를 아예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그리고 부드럽게 확대 / 축소 및 페이지 로딩이 가능한 것입니다.
자, 이제 듀얼코어로 중무장한 옵티머스 2X 의 기본 구동 화면을 한번 볼까요?
물론 설치된 프로그램의 수도 다르고, 운영체제 버전의 차이, 그리고 2X는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있지만, 그래도 2배 이상의 퍼포먼스라고 광고하는 것에 비해,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얼마나 뛰어나게 처리할 지 모르겠으나, 가장 많이 접하는 곳인 기본 메뉴에서 너무나 버벅이고 느리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정정: 위의 테스트가 테스트 방법을 비롯한 일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영상의 추가와 함께 내용의 일부를 정정합니다-
물론 이 영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동영상이나 게임, 사진 등의 기타 엔터테인먼트 기능에서는 유감없이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바는 아이폰4에 버금가는 총체적인 부드러움과 퍼포먼스였습니다만 그렇지 못 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듀얼코어 CPU와 최신 GPU 탑재로 게임이나 동영상 재생 등에서는 만족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운영체제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더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어 보입니다-
이것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사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애플에서 듀얼 코어 제품을 발표한다면 iOS를 듀얼 코어 CPU에 최적화 하여 탑재했겠죠-
옵티머스원의 경우, 낮은 사양을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서 잘 커버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2X는 여전히 하드웨어 사양에만 목숨거는 국내 업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듀얼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옵티머스 2X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탑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워낙 작기는 하지만, 옵티머스원보다 메모리도 더 적은 128 메가 바이트임에도 해당 기기에 최적화를 잘 시킨 덕분에 매우 부드럽게 구동되는 엑스페리아 X10 미니
엘지전자의 사후지원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 사용자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2 버전 프로요의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것인데, 이미 2.3 진저브레드 버전 탑재 스마트폰들이 출시 대기를 하고 있을 정도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속도는 엄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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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는 프로요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그 이후 버전인 2.3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도 약속해 놓은 상태입니다.
사실 사후 지원이 느린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지금까지 라인업을 보면,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 옵티머스 원, 그리고 옵티머스 원의 옆그레이드 버전 옵티머스 시크, 옵티머스 마하, 옵티머스 2X.....
이건 삼성이 갤럭시 S, K, U를 출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는 베이스는 같지만, 3사 통신사별 차이를 감안하여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인 플러스/마이너스를 하는 것 정도라면, 엘지전자는 마치 피쳐폰으로 재미 보던 당시 디자인만 살짝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유사모델을 쏟아냈던 것처럼, 특색없는 제품들을 끊임없이 뱉어내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모델이 어떤 특색을 가졌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마하의 속도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옵티머스 마하, 출시는 되었지만 존재감은 없는 옵티머스 시크, 어디선가 광고는 봤지만 실제로 나온줄도 몰랐던 옵티머스 Z 이런식이 되는것이죠.
그나마 옵티머스원이 국민 스마트폰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을 알린것이지 그 외에는 시장에서 조용히 뭍힌 제품들이 더 많습니다.
이렇게 오만가지 정신없는 제품들을 쏟아내놓고나니 당연히 사후 지원이 어려운겁니다. 각각의 모델별 프로요 업그레이드, 그리고 모델별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러는 와중에도 새 제품은 계속 출시 되어야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걸로 끝인가요?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다 하고 나면 2.3 진저브레드도 약속했으니 추가 업그레이드 해줘야 하고, 업그레이드 이후 퍼포먼스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 소비자들은 또 한번 엘지를 원망할 것이고- 그 사이 구글은 또다른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발표하겠죠-
사실 프로요나 진저브레드가 어떤 퍼모먼스 향상의 보증수표는 절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아직은 안정되지 못 했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너무 업그레이드가 잦습니다. 뭐랄까, 일단 배포부터 하고 패치를 계속 하면서 버전업이라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런 사정까지 고려해 가면서 제품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즉, LG 로고를 달고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엘지를 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드로이드 탑재를 제조사들이 꺼리게 되는 요인이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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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아이템의 부재
단순히 하드웨어 사양이 좋아졌다는 것만 가지고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하드웨어 사양이 최고라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매력적인 디자인, 고 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 와이파이를 통한 전세계 무료 영상 통화 페이스타임 등 특징 지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옵티머스 2X의 800만 화소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의 종결자 노키아 N8 이 있죠. 1200만 Carl Zeiss 인증 카메라. 그리고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나 아이폰4 역시 굉장히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국내 시장에서만 판매하고 끝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옵티머스 2X 만의 어떤 것을 뽐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습니다.
듀얼코어? 듀얼코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유저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 얼마나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시스템 사양으로 뭐가 들었는지 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따로 볼 수 없는 부분이지만, 듀얼코어에서 앵그리버드만 날리고 있을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듀얼코어가 아니라도 충분히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이폰 4
실제 아이폰 / 아이팟 터치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
안드로이드용 게임도 옵티머스 2X의 사양이라면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다른 수 많은 안드로이드 플랫폼 제품들이 많다보니 옵티머스 2X에서 최적화된 게임만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즉, 다른 제품들도 비슷하게 고사양이 되고, 이런 고 사양 제품이 일정 이상 보급 될 때쯤에나 되어야 가능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외에도-
어떻게 보면 아주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LG 전자 폰들의 전매 특허 화이트 노이즈 등은 유저들로 하여금 굉장히 짜증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쿠키폰 등의 피쳐폰에서도 그랬지만, 스마트폰에서도 음악 재생 품질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 되어 왔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단순히
"이건 휴대폰이지 mp3 플레이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한다면, 또 한번 경쟁에 뒤쳐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이폰, 소니 에릭슨의 스마트폰, 노키아 X 시리즈 폰 등은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미디어 재생 능력에서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고, 사실상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이제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고 만족스러워야 하는 기능이 되어 있는데, 이 마저 충족되기 어렵다면 결국 소비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모델들을 놓고 고민할 때 엘지 전자 제품이 아닌 타사 제품으로 손이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입이다.
이것도 모자라서, 소니 에릭슨이나 노키아의 X 시리즈에서는 인이어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마이크, 리모트가 달려 있는 것은 당연.
엘지전자가 2011년 1분기 흑자 전환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 할 것인지 그 첫 출발을 끊는 스마트폰 제품이 바로 옵티머스 2X 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제품이 출시 후 몇달은 되어 봐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공개된 것과 같은 수준에서라면 사실상 큰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 할 것으로 보입니다.
끝없이 하드웨어 사양을 높이는 것 말고, 정말 엘지전자만의 스마트폰이 아니면 안된다! 할 수 있는 차별화된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왔으면 합니다. 그것이 지금의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드웨어 사양 높이기는 경쟁업체들도 얼마든지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추가
엘지전자가 다시 일어나서 우리나라 휴대폰 사업이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만 언제부터인지 너무나 많은 헛스윙으로 지금까지 고생을 하고 있는 엘지전자를 보며 안타까움과 우려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영상 재생 관련하여 일부 코덱에서만 720p 재생이 가능하고, 유저들이 기대했던 부분에 대해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영상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아는 바가 없으므로 논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