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의 홍수, 그리고 우리의 모습 :: AMUSEMEN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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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정보의 홍수, 그리고 우리의 모습
    주저리 주저리 2011. 1. 19. 22:14
    요즘은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누구나 쉽게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실상 정보의 차단이 불가능해졌고, 어떤 정보든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전달하고 또 재생산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 매개체로는 각종 SNS 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서부터인지, 정보가 너무 과다해지면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혹은 거짓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디까지가 과연 가치있는 정보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른다 "카더라" 통신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진위 여부 자체를 모르지만 "~하더라" / "~라 카더라" 하는 말이죠.

    여기까지만으로 끝났다면 문제는 덜 심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부정확한 정보 혹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재생산 다음 그것이 마치 진실인 양 떠드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의한 논지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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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키아의 신모델 N8 이 국내 출시가 불발되었습니다. KT의 스마트폰 담당부서 트위터에서, 로컬라이징과 기타 여러가지 문제가 한국 노키아측의 사정으로 인해 지연되었고, 4월 경에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N8은 건너 뛰고 이후 모델 출시에 집중하겠다 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한국 노키아는 현재까지도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범위도 KT의 스마트폰 부서의 입장 하나 뿐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KT가 무성의 하다고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로써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노키아는 KT에 펌웨어를 제공하고, KT에서 한글화를 비롯한 나머지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 / "저번에 KT 사장이 5800 모델 펌웨어에 대해서도 인터뷰 한게 있다" 등등.....그러면서 열심히 KT 죽일놈 살릴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만 생각해 봐도, 한글화를 비롯한 각종 소프트웨어 작업을 이동통신사에서 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정말 이동통신사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갤럭시 S 의 프로요 업데이트 관련 문제도 SKT에서 나서서 해결했어야 합니다. 이동통신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체 설비상에서 기기가 동작될 수 있도록 각종 통신 관련 설정값, MMS 등을 위한 정보, 필요에 따라 통신사 로고 등을 제조사에 제공하여 완전히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지, 근본적인 전화기 자체의 기능에 대한 전반의 것들은 제조사의 부분입니다. 그런데 단지 "~카더라" / "노키아는 예외다" 등을 가지고 열심히 댓글을 달면서 분위기를 몰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당황스럽습니다.

    만일 정말 노키아 모델에 대해서 제조사인 노키아는 영문판 펌웨어를 KT에 제공할 뿐, 나머지 제반의 일을 KT에서 한다고 한다면, 이 구조 자체가 이상한 것이고, 이렇다 라고 논리를 펼치려고 한다면 실제 그러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단지 "노키아는 ~하다고 들었다" / "KT 사장이 펌웨어에 대해 언급한게 있다" / "내가 아는 사람이 ~라고 했다" 이것만 가지고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KT의 개인 고객 부분 표현명 사장이 직접 노키아 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이 있습니다. N8 도 1월 출시 예정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통신사와 제조사간의 의사 소통 과정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 받기 때문에 얼마든지 언급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 노키아는 지시된 바가 없는 경우 모든 질문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통신사의 문을 두드린 것이고, 응대하지 않을 경우 응대하지 않는다고 욕을 먹는 세상이기에 어찌보면 말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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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LG 전자가 많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의 시장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 하면서 타이밍을 놓쳤고 그 결과 엄청난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누구 탓이든 일단 LG 전자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와중에 또 한번 잡음이 있었던 것이 바로 "프로요 업데이트".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도 한 몫을 합니다. 예를들어 모토로이 같은 경우 국내에서만 2.2 프로요 업데이트를 해 줬습니다. 남들 다 해 주는데 안 해준다 난리도 아니었죠. 실제로 2.2 업그레이드 이후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도리어 더 불편해진 점도 있다고 합니다.

    구글의 마케팅인지 혹은 어디서부터 나온 카더라 통신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2.2 프로요 설치를 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운영체제가 버전이 올라가면서 새로운 기능이 등장하고, 일부 수정, 보완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 보면 정말 소프트웨어 차원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여우 사냥 하듯이 프로요를 해주면 착한놈, 안해주면 나쁜놈 식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프로요 업데이트를 많은 업체들이 약속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또 있었습니다.



    바로 안드로원의 프로요 업그레이드.....미지원 되는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역시 LG가 그렇지 뭐-" / "사람 가지고 노는거냐?" / "안드로원 사용자 무시하는거냐?" / "역시 LG 답네- 소비자들 완전히 무시한다더니" 등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무시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사실 안드로원은 하드웨어적으로 많이 뒤떨어집니다.

    안드로원의 사양은 (참조링크-위키페디아) CPU에서 일단 퀄컴의 MSM7200A 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잘 모르니 다르게 보여드리겠습니다.


    권장하는 최대 클럭 속도가 600MHz도 채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옵티머스원은 600MHz입니다. 물론 단순히 클럭 스피드만 가지고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일단 근본적으로 속도 자체가 느리다는 말입니다. 옵티머스원은 그나마도 초기 출시당시부터 2.2 프로요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어느정도 하드웨어적인 제약을 극복해 낸 제품입니다. 반면 안드로원은 초기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1.5 / 1.6 버전이었고 터치 패널도 감압식이기 때문에 멀티터치를 비롯한 각종 기능의 제약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여기에 만일 프로요의 전체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면 마치 펜티엄3 PC에 윈도우 7 의 모든 기능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될 것입니다.

    안드로원에 2.2 프로요의 모든 기능을 억지라도 돌아가게 해 주고 나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고 또 욕하고 난리 납니다. 결국 어떻게 해도 욕하는 사람들은 욕을 합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프로요 업데이트가 되고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것처럼 환상을 심어준 인터넷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카더라"통신을 열심히 퍼나르면서 그 안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그저 그렇다 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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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LG 나 KT에 책임이 없고 소비자들이 잘못이다"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비판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타당한 근거나 혹은 근거의 출처 없이 막무가내로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은 것입니다.

    정보의 다양화, 대량화가 가져온 부작용일 것입니다. 이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지 판단하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더 현명해져야 합니다.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스스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인터넷으로 나온 것들을 여러개 비교해 본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나면 로봇이 다 알아서 해 줄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발전해가면 갈 수록 인간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은 더 많아집니다. 예전에는 드러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사람이 이 세상에 드러난 어떤 현상이나 사건 등에 대해서 직접 고민해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해 여부를 떠나서 옳고 그름부터가 불확실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가치 판단 없이 단편적으로 컨텐츠를 퍼다가 나르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생각인 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 흐름에 휩쓸려 동화 되느냐, 그 사이에서 옥석을 가려내고 정확한 가치판단을 하느냐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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