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생활의 일부가 된 나.
중고등학교때까지는 각종 클래식 음악을 실내악곡, 관현악곡 등등 가리지 않고 온갖 종류를 훑어가면서 들었다. 관현악반 하면서 어떻게 보면 당연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어린 마음에 뭐랄까-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면 나쁜 인간이 되는 걸로 생각했던 것처럼, 힙합이나 시끄러운 락 음악 같은 걸 듣는 건 굉장히 나쁜 유형이라고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생각이 참 어렸던 것 같다-
CD 자체도 많이 사기는 했지만, 나 역시도 아무 생각 없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노래들을 다운 받고는 했다.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전혀 모르던 때였다.
조금씩 생각이 커가고, 내 이름으로 뭔가 발표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저작권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아이디어와 디자인 등 관련 모든 것들을 한번에 통째로 도난 당하는 일도 겪었다. 실제로 그 당시에는 그것이 도난 당한 것이라는 사실 조차도 몰랐다. 그냥 뭐랄까-
"우리가 좀 쓸게- 좋은 생각인것 같네- 수고 했어"
이런식으로 넘어갔으니까- 그러나 나중에 알았지만, 내 이름으로 내 아이디어가 팔리는 것이 아니라, 그걸 가져간 쪽의 제품이 되어 그 업체만 좋은 일을 시켜줬다. 그리고 사필귀정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그 업체는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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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에만 소유권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
여러서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그런데 마치 내가 패스트푸드점을 열고 제품을 내고자 할 때, 제품 이름에 happy meal 혹은 sorrow meal 이라고 붙이면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름 하나에도 소유권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 갔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열심히 몇날 며칠간 밤을 새고 수없이 많은 교정 작업을 거쳐서 겨우겨우 한 곡을 만들어 내는데, 이걸 단순히 클릭 몇 번으로 초고속 인터넷 망을 통해서 휘리릭- 훔쳐간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모두 다 노력의 결과물이더라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죽으면 매우 슬퍼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가면서 밟는 수없이 많은 벌레들은 소리도 없이 죽어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모든 것들을 다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살 수는 없다. 달리는 사자 발에도 치여 죽을 수 있는 생물들이 수없이 많은것처럼.....다만 하고 싶은 말은 아무리 가치가 없어 보이고 사소해도 다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룹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노력까지도 폄하할 수는 없다. 그들의 노래가 듣기 싫으면 안 들으면 되는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노래를 만든 그 노력까지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이라도 만들어서 낼 수 있는지 직접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시작을 안 해서 그렇지, 시작하면 다 쓰러뜨릴 수 있어!"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정말 시작해서 끝까지 가는 사람 없더라. 상대방의 노력 그 이상으로 열심히 하면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저울질을 할 수 없는 것이더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희한한 성향을 가진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에 대해서는 있는 힘껏 혹은 그 이상으로 열심히 돈을 쏟아낸다. 그래서 항상 브랜드, 가격 이런 것들이 가장 중시된다. 어느 브랜드의 어떤 아이템을 얼마에 주고 샀는지.....이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에 특이하게도 비쌀수록 잘 팔리는 허세성 유행이 깊게 곁들여지면서 명품이 안그래도 비싼데 더 비싸게 팔리는 나라가 되었다. 국민 소득은 선진국 대열에 끼려면 아직 멀었는데 씀씀이는 웬만한 선진국들 못지 않다.
그런데 안 보이는 곳에서는 또 어떻게해서든 돈을 안 써 보려고 애쓴다. 유명 브랜드 옷에 유명 브랜드 가방에는 아무렇지 않게 몇십만원씩 쓰면서, 집에서는 바로 p2p 사이트 접속해서 최신 곡들을 1주차부터 4주차까지 몇번의 클릭으로 한방에 다운로드 받는다.
누군가가 열심히 재봉질을 하고 디자인해서 한 벌의 옷과, 누군가가 열심히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고 밤샘하면서 만든 5분짜리 곡 하나. 과연 어느 것이 더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정답은 비교 불가능이다. 둘 다 사람의 큰 노력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가치의 것이다. 다만 전자는 눈에 보이는 사물이 있는 것이고, 후자는 형체가 없을 뿐이다. 그런데 안 보인다고 훔쳐다 쓰고, 보인다고 사다 쓴다는건 얼마나 수준 낮은 짓인가-
제 값 좀 다 주고 사자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싸게 사려고 하는 것이 사람으로써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혹은 주어진 금전적 상황에서 같은 값이면 더 많은 양을 사려고 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한가지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우리나라에서 음원 하나의 가격은 600원이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붙어서 660원이다. 500원 하던것에 비하면 엄청 비싸다고 한다. 무려 20%가 비싸진 것이니. (부가세 제외 가격 비교) 그런데 전세계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 iTunes 스토어를 기준으로 보면, 유럽에서는 한 곡에 99 센트 (유로센트), 미국에서는 99센트 (달러 센트), 일본에서는 200엔이다.
각각을 2011년 1월 22일 오후 9시 22분 Daum 환율 검색 기준으로 원화로 바꿔보자
유럽에서는 곡당 1504원
미국에서는 곡당 1110원
일본에서는 곡당 2710원
물론 유럽이나 미국, 일본 모두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들이지만, 그래도 600원은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큰 문제가 있다면, iTunes 스토어에서는 음원이 판매되면 금액의 70%를 아티스트에게 배당하고, 애플에서 30%를 가져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음원은 아티스트에게 30%만이라도 돌아가면 다행이다.
(
관련기사 보러가기)
애시당초 곡당 가격도 낮은데 여기에 30% 수준의 배당이고, 여기에서 들어간 비용이랑 이것저것을 제 하고 나면 몇백만곡 팔지 않는 한, 제대로 먹고 살기도 쉽지 않다.
이러니 가수들이 노래를 하기 보다는 광고를 찍고 예능에 출연해서 출연료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래도 더 깎고 싶은지.....그리고 음원은 수익이 더 적으니 차라리 디스크로 사는 것이 소장 가치도 있고 더 낫지 않나 싶다.
차라리 스트리밍이라도 이용했으면-
음원을 제대로 구매하고 나면, 하드디스크에서 파일이 지워져도 이렇게 구매 목록을 통해서 언제든지 다시 다운로드하여 들을 수 있다. Daum 뮤직에서 구매한 곡들 중 일부.
음원으로 혹은 디스크로 구매하는 것이 비싸고 경제적으로 어마어마한 타격이 예상 되어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차라리 월 몇천원 하는 스트리밍 이용권이라도 구매해서 들었으면 한다. 물론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것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어둠의 경로를 사용하지 않는 그 모습만이라도 보였으면 하는 것이다.
불법 다운로드 사용자에겐 발언권이 없다
아이튠즈 관련해서 질문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멜론 1월 3주차 100위까지를 다운 받았는데, 이거 통째로 이렇게 폴더대로 넣을 수는 없나요?"
방법이 실제로 없을 뿐더러 있어도 알려주지 않을 거다. 너무나 당당한 도둑이 괘씸해서다. 아이튠즈는 기존의 CD 사용자들이 앨범 그대로 컴퓨터로 옮겨서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초기의 목적이었다. 당연히 앨범별 자동 정렬이다. 그리고 아이튠즈 스토어든 어디든간에 음원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태그와 앨범 아트가 다 입혀져 있기 때문에 아이튠즈로 가져오면 자동으로 쭉 정리가 끝난다. 역시나 앨범 기준이 먼저다. 필요에 따라서 아티스트별, 장르별 보기도 가능하다. 그리고 원하면 선호하는 곡들을 골라서 별도의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처음부터 어둠의 경로로 마구 섞어서 다운로드 받은 사람들을 위한 옵션은 없다. 어둠의 경로로 받으면 태그 정리도 엉망인 경우도 많고, 음질도 제각각, 앨범 아트도 잘못된 경우가 많다. 이러니 아이튠즈에서 곡마다 다 바로 잡아야 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번거로운 프로그램이라고 욕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마디만 하고 싶다. 정당하게 음원에 대한 댓가를 지불도 안하고 훔쳐서 듣는 주제에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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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p2p 사이트 단속을 늘린다고 일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토렌트라는 새로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인식의 문제다. 내가 당장 몇백원, 몇천원 내는 것은 아까우면서, 남들이 만들어놓은 재화와 서비스는 공짜로 빼먹고 싶다는 후진국형 인식. 이제 2011년에는 제발 좀 불법 음원 다운로드가 줄어들었으면 한다.
참고 삼아서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나라고 돈이 많고 남아돌아서 사서 듣는게 아니다. 돈이 부족하면 나중에 사서 듣기도 하고, 혹은 다른곳에 쓸 돈을 안 쓰거나 아껴서 음원을 사는 경우도 있다. 혹은 기프트카드를 조금 싸게 파는 경우 그것을 이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생각이다. 내것이 중요한 만큼 남의 것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다들 지금 한번 음악 폴더를 열어서 과연 그 중에 얼만큼이 정당하게 들을 권리가 있는 곡들인지 세어보기를 바란다.
한걸음 더 나가볼까? 지금 사용중인 컴퓨터에 정품 소프트웨어가 과연 몇개나 되는지 한번 세어보기를 바란다. 아마 운영체제인 윈도우부터 정품이 아닌 사람들 수두룩할거다.
넌 얼마나 잘났길래 이러느냐라고 할 사람들을 위한 반문: 윈도우를 비롯한 설치된 모든 소프트웨어가 다 정품고 나머지는 무료로 공개된 버전이다.